코로나 때문인지 아님 그 전부터 있었던 일본과의 관계 때문인지 사용하는 튤립 코바늘의 가격이 올랐다.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2000원 가까이 오른 것 같다. 한국 사람이라면 당연히 그 시기에 일본 제품을 쓰지 않으려고 노력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나 역시 그 때 독일 니트프로 코바늘을 사서 사용하기도 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대바늘은 독일제품이 훨씬 유명하고 좋지만, 코바늘만큼은 어쩔 수 없네.
왜그런지 변명 아닌 변명을 좀 하고자 오늘은 코바늘 종류별로 제 개인적인 의견을 이야기 해 보려고 한다.
♠ 국산 대나무 코바늘 ♠
제일 처음으로 코바늘을 배울때만 하더라도 이 코바늘을 자주 이용했었다. 대나무로 되어 뭔가 유니크해보이는 느낌도 있었고, 건강해 보이기도 했으니까. 그리고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오래 사용하다보면 딱딱한 질감에 손이 아프다는 어마어마한 단점이 있다.
♠ 국산 실리콘 코바늘 ♠
이와 마찬가지로 실리콘 코바늘 또한 가격이 저렴해 주로 초보자용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하지만 수업을 하다보면 결국 비싼 제품으로 갈아치우게 되는데, 10에 10은 그 차이를 알 수 있을 정도로 차이가 어마어마하다.
♠ 튤립 코바늘 ♠
처음으로 비싼 코바늘을 사봤을때 튤립제품을 샀다. 일본제품이라는 어마어마한 단점을 뛰어넘을 만큼 편하다. 국산 코바늘도 이런 느낌으로 좀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 가격차이도 꽤 난다. 국산 코바늘은 1000원 남짓이면 하나를 구입할 수 있지만 튤립은 1만원 가까이 한다. 어디는 1만원 넘기도 하고. 거의 8배 이상의 가격 차이를 딛고도 일본제품이라는 단점을 딛고도 구매할 만큼 사용감에 차이가 있다. 작년에 만든 코바늘 작품 중, 꼬박 4개월에 걸쳐 사람 키보다 더 큰 약 2m의 코바늘 작품을 만든 적이 있는데, 그 때 튤립 코바늘이 아니었다면 나는 지금쯤 뜨개질을 때려치진 않았을까 하는 걱정도 있다. 그 정도로 편한데, 어디가 그렇게 차이가 나느냐 하면 일단 2가지 정도로 볼 수 있다.
우선 손잡이. 이 부분이 실리콘이나 대나무 코바늘에 비해 부드럽고 쿠션감이 있어서 엄지와 검지가 특히 편하다. 오래 뜨다보면 이 두 손가락이 손잡이에 쓸려서 물집이 잡히기도 하는데, 튤립은 그 쪽이 굉장히 편하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hook부분. 이 부분이 부드럽게 잘 떠진다는 장점이 있다.
♠ 니트프로 코바늘 ♠
하지만 일본과의 사이가 그렇게되고부턴 나도 일제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고 독일제인 니트프로 코바늘을 구입해 한동안 써봤었다. 결론은 국산보단 편하지만 일제엔 한없이 못미치는 정도인 것 같다. 손잡이도 딱딱하고 hook부분도 부드럽게 넘어가긴 하나 일제에 맛을 들린 사람들이라면 만족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처음부터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니트프로 코바늘로 시작해도 이상은 없을 것 같다. 나는 오로지 튤립을 먼저 사용한 후 니트프로를 쓰면서 의도치않게 비교를 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었으니 그런것이고.
♠ 아뮤레 코바늘 ♠
크로바? 아뮤레? 어디가 회사이름이고 어디가 이름인지 모르겠지만, 아뮤레 코바늘의 경우 실리콘 코바늘과 동일하게 호수마다 색이 다르다. 알록달록 예쁘다. 그런데 품절이 많아 구입 하기가 쉽진 않은 것 같다. 이번에 아뮤레코바늘을 산 이유는 튤립이 가격이 너무 뛰어서, 이 참에 그동안 궁금했던 아뮤레를 써보자 하는 마음에 구입해 보았다.
이틀 남짓 사용했으니 확실하지 않을 수 있는 점 참고 바란다. 우선, 실리콘이 있는 손잡이 부분. 이 부분은 딱딱한 편인 것 같다. 그런데 뜨다보면 확실히 편한게 있는데 그게 hook 부분인 것 같다. 무척 부드럽게 잘 떠진다. 그래서 이건 튤립의 대체품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럼 뭐하나 이것도 일본제품인 것을)
사실 국산이냐 일제냐 독일제냐 뭐가 중요하냐, 싼게 최고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꽤 많이 봤지만, 이런 사람들 중 일제 써보라고 쥐어줬을때도 싼거 타령하는 사람은 아직 못봤다. 정말로. 그 정도로 기능에 차이가 많다. 도매상에서도 그래서 일제를 사용하고, 예전에 다니던 뜨개방에서는 아예 나더러 국산을 못쓰게 했더랜다. 손 다 망가진다고.
그 선생님은 아예 처음부터 선택권도 주지 않고 일제를 손에 쥐어준다고 하셨다. 그러니 드는 의문이 있는데, 우리나라도 기술력이라면 만만치 않은데, 왜 더 비싸고 질좋은 코바늘은 생산해 내지 않는 것일까. 라는 점이다. 물론 있는데 내가 모르는 것일수도 있지만. 보통 뜨개 사이트에 가면 국산의 비싸고 질좋은 코바늘이 아예 없으니까 하는 말이다.
역시, 일본이나 유럽쪽으로는 핸드메이드의 가치를 인정한다 라고 받아들이면 되는 것일까. 한 10년 뒤에도 국산의 질좋은 코바늘을 만나지 못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기분이 씁쓸하긴 하다.
코바늘은 이렇다 치더라도, 대바늘은 또 희한한게 유명한건 거의 독일제다. 유럽은 코바늘보단 대바늘을 많이 쓰나보다. 이번에 바늘 대량구매 하면서 대바늘도 할거라고 몇 가지 사보았는데, 그동안은 아디 줄바늘을 자주 썼었다. 가격도 괜찮고, 무엇보다 나무가 아닌 스텐으로 되어 있어 유니크함도 있고. 그런데 또 사이트 뒤지다보니 니트프로에서 나온 심포니우드 대바늘이 알록달록하니 예쁘길래 사보았다. 아직 써보진 않았는데 아디가 줄부분이 너무 많이 휘어서 쓰기 불편한 반면 심포니우드는 줄이 흐늘흐늘해서 양말뜨기 할 때 좋아보이긴 한다. 보통 아디제품이나 니트프로 제품을 많이 쓰는 것 같다. 대바늘은. 우리나라도 수제품 강국이 되었으면 좋겠는데.. 그래서 코바늘도 대바늘도 좋은 거 많이 생각해 냈으면 좋겠는데 시대가 시대인만큼 어려운 상상이려나..(독일제 바늘도 독일회사일 뿐 made in india이긴 하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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